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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에서 온 선교 편지3”


어제는 저녁이 다 되어 국경에서 통역과 난민 텐트 청소 및 음식 만드는 것을 돕는 아내로부터 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우크라이나여인들과 세명의 아이들이 저녁에 국경을 넘었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한다고... 폴란드 인접한 곳까지 이동하여 숙박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독일 드레스덴 한인교회와 연결해 주소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한 시간도 더 되는 거리여서 머뭇 거리다가 미하일롭찌에 교회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자고 설득하고 목사님께 연락 드리자고 한 후에 속도를 내어 달려갔습니다. 날은 이미 칠흑같은 땅거미가 온 들판을 덮었고, 다리는 지쳐서 풀어졌지만 멈출 수 없었습니다. 국경에 도착했을 때 국경은 심한 통제 가운데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연락하여 그들을 텐트에서 데리고 나오게 한 후 우리 팀원과 함께 모두 교회로 데리고 올 수 있었습니다.

 

하리코브에서 온 야나와 발렌티나는 아이들과 한달 가까이 지하실에서 지냈답니다. 처음에는 며칠이면 끝나겠지 했는데, 이제는 지하실에서의 삶이 일상이 되었고 밖은 포탄의 소리로 가득합니다. 애완동물과 함께 온 사람들 때문에, 동물들의 배변으로 지하 대피소는 고약한 악취로 가득하고, 씻지도 못하고 배변 활동조차 어려워 모두가 고통속에 하루라도 빨리 이 전쟁이 멈추길 기도합니다. 전쟁 초기에는 대부분 차량이 있는 사람들이 우크라이나를 탈출했지만, 이제는 기차와 다른 통로를 통해 서쪽으로 이동합니다. 야나와 발렌티나 가족은 기차로 30여 시간 동안 숨을 죽이며 이동했는데, 특히 수도 키이브를 지날 때는 몇 시간 동안 열차 모든 칸이 소등한 상태로 극심한 두려움이 있었답니다. 그렇게 우즈고로드에 도착했지만 이미 곳곳은 피난민들로 가득하여 머무를 곳이 없어서, 어떤 가족은 다시 키이브로 돌아갔습니다. 아이들의 눈은 공포와 두려움과 피곤함이 가득하고, 국경 지역은 아이들과 어른들의 울움소리와 눈물이 섞여 말로 표현하기 힘든 참상입니다. 음식이 턱없이 부족하고, 간이 화장실은 배변으로 악취가 진동하고, 간이 숙소는 열악하여 사람들은 국경에 머물기를 싫어합니다. 75세인 알렉산더 할아버지는 다시 키이브로 가겠다고 울부짖습니다. 이럴때는 저 또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저녁 8시 반 즈음 되어 미하일롭찌 형제교회에 도착하니, 페트로 목사님과 교인들이 따뜻한 스프와 빵을 대접합니다. 저는 “여기는 전쟁이 없으니, 편히 식사하시고 샤워하시고 푹 쉬세요. 다음 일정은 주님만 바라봅시다”고 했더니, 그들은 이제서야 안도의 한 숨을 내  쉽니다.

 

                                            슬로바키아 국경 미할로브체에서, 전00 선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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